새로운 놀이를 소개할 때 손을 번쩍 드는 아이와, 친구들이 다 끝내고 나서야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는 아이. 유치원에서 매일 보는 장면인데도 직접 겪어보니 이 둘의 차이를 단순히 '자신감'으로만 설명하기가 점점 어려워졌습니다. 그게 기질이라는 개념을 진지하게 들여다보게 된 계기였습니다. 아이마다 반응이 다른 이유, 기질 유형으로 읽히기 시작했습니다예전에는 놀이 활동에서 뒤로 물러서는 아이를 보면 "한번 해봐, 별거 아니야"라고 권하곤 했습니다. 그때는 그게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아이가 한참을 관찰한 뒤 참여하면 오히려 끝까지 가장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를 자주 목격했습니다. 그때 느낀 건, 저 아이는 소심한 게 아니라 원래 처리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겠다는 것이었습..
공부를 잘한다고 해서 사회에서도 잘 사는 건 아니라는 사실, 임상심리 현장에서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확인되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좀 찔렸습니다. 아이 숙제는 꼼꼼히 챙기면서 아이가 친구 문제를 어떻게 풀었는지는 대충 넘겼던 날들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문제 풀이 능력과 문제해결능력은 다릅니다아이가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왔을 때 제일 먼저 드는 감정이 안도감이었습니다. 반대로 점수가 떨어졌을 때 집안 분위기가 달라졌던 것도 사실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저만의 이야기가 아닐 겁니다.그런데 임상심리 전문가들이 말하는 문제는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시험에서 쓰이는 능력은 문제 풀이 능력, 즉 주어진 선택지 중에서 정답을 고르는 능력입니다. 여기서 문제 풀이 능력이란 정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