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에서 진 아이가 말판을 뒤집어엎는 걸 처음 봤을 때, 저는 솔직히 '승부욕이 강한 아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이야기가 달랐습니다. 이기고 싶어서 발버둥치는 게 아니라, 지는 순간 느끼는 감정 자체를 감당 못 하는 거였습니다. 두 가지는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부모가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는 전혀 달라집니다.경쟁심이 강한 건지, 패배가 두려운 건지저도 처음엔 구별하지 못했습니다. 아이가 "내가 이겼어!"를 외칠 때와 "다시 해, 이건 무효야!"를 외칠 때의 차이를 그냥 지나쳤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오래 지켜보면서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는 상황이 가까워지면 아예 게임을 그만두거나, 규칙을 갑자기 바꾸거나, 심하면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말을 했습니다.이런 행동 뒤에는 자..
보드게임을 하다가 지면 판을 엎어버리는 아이, 술래잡기에서 잡히면 "나 안 해!"를 외치는 아이. 저도 처음엔 "승부욕이 강한가 보다"라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들여다보니 이건 이기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지는 순간을 버티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차이를 알고 나서야 제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아이, 승부욕과는 다릅니다아이가 게임에서 지고 나서 친구에게 "너 반칙했잖아!"라고 소리를 지른다면, 많은 부모가 그 장면에서 경쟁심을 봅니다. 하지만 제가 주의 깊게 살펴봤을 때, 그 행동의 뿌리는 조금 달랐습니다. 이기고 싶다는 욕구보다 졌을 때의 감각, 즉 부끄러움과 자존감 손상을 견디지 못하는 것에 가까웠습니다.여기서 자존감 손상이란 패배를 자신의 능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