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정신과 전문의도 아이에게 화를 낸다고 고백했을 때, 저는 솔직히 한참 멈춰서 생각했습니다. 아이의 뇌와 감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도 이 감정을 못 이긴다는 건데, 우리는 왜 그렇게 오래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있었을까. 좋은 부모가 되는 길은 화를 참는 것이 아니라, 화를 낸 뒤에도 관계를 되돌릴 줄 아는 것이라는 걸 이제야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습니다.감정조절: "10초 참기"가 전부가 아닌 이유육아 현장에서 자주 나오는 조언 중 하나가 "화가 날 때 10초만 참아라"입니다. 충동 억제(impulse inhibition), 즉 격해진 감정 반응을 일시적으로 지연시키는 전략인데, 인지행동치료에서도 근거 있는 기법입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써봤는데, 이게 컨디션이 괜찮을 때는 꽤 효과가 있거든요. 문제는..
아이 떼쓰기를 멈추게 하는 방법을 찾다 보면, 정작 가장 어려운 건 아이가 아니라 제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훈육은 아이를 다루는 기술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가 직접 겪어보니 아이의 울음보다 제 감정이 먼저 무너지는 순간이 훨씬 많았습니다. 이 글에서는 떼쓰기의 발달적 배경부터 감정조절 전략, 실전에서 쓸 수 있는 대응법까지 제 경험을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떼쓰기, 나쁜 버릇이 아니라 발달의 신호다떼쓰기를 처음 마주했을 때 저는 솔직히 "이게 어디서 배워온 건가" 싶었습니다. 아이가 마트 바닥에 드러눕거나 출발 직전 현관에서 버티기 시작하면, 주변 시선까지 더해져 당장 상황을 끝내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거든요.그런데 알고 보니 두 돌에서 네 돌 사이의 떼쓰기는 자율성 발달 과..
마트 한복판에서 아이가 바닥에 드러누운 적이 있습니다. 주변 시선이 느껴지고, 아이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머릿속에는 "이번 한 번만 사줄까"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습니다. 그 순간을 그냥 넘겼다면 지금쯤 더 크고 더 자주 드러눕는 아이를 보고 있었을지 모릅니다. 떼쓰기는 나쁜 아이의 나쁜 버릇이 아니라, 뇌 발달 단계에서 예정된 과정입니다. 문제는 그 순간을 어떻게 넘기느냐입니다. 떼쓰기의 뇌과학 — 왜 갈수록 심해지는가처음에는 조금 칭얼거리던 것이 어느 순간 드러눕기로 바뀌고, 그다음엔 물건을 던지는 단계로 올라갑니다. 제가 직접 겪으면서 "왜 갈수록 떼가 심해지지?"라고 의아해했는데, 뇌과학적으로 보면 이건 아주 자연스러운 학습 결과입니다.핵심 개념은 보상 경로 강화(reward pathway ..
'화내지 않는 부모'가 되겠다고 다짐해본 적 있으십니까?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그 다짐이 오히려 더 크게 터지는 날을 만들었습니다. 아이를 가르치는 일을 오래 해온 입장에서, 분노를 없애려는 노력보다 분노를 이해하는 방향이 훨씬 실질적이라는 걸 경험으로 알게 됐습니다. 감정 조절의 핵심은 화를 참는 기술이 아니라 화가 나는 구조를 먼저 보는 일입니다. 분노도 기능이 있다 — 감정 억압이 더 위험한 이유화를 내지 않겠다고 결심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결심이 유지된 건 길어야 사흘이었습니다. 참다 참다 결국 터지는 날에는, 평소라면 절대 꺼내지 않았을 말까지 나왔습니다. 돌이켜보면 그건 분노 자체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감정을 눌러두는 것 자체가 수위를 높이고 있었던 겁니다.심리학에서는 이를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