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꽤 오랫동안 아이를 위한다는 행동과 제 불안을 달래는 행동을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학원을 바꾸고, 교재를 새로 사고, 일정을 다시 짜면서 뭔가를 '하고 있다'는 느낌에 안도했는데, 그게 아이한테 실제로 도움이 됐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부모의 불안 관리와 예민한 아이의 양육 전략을 들여다보면서 제가 놓쳤던 부분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부모의 불안이 양육 방향을 바꾸는 순간 — 심리적 경계아이가 시험을 망쳤을 때, 저는 아이가 느끼는 감정보다 제 마음이 더 크게 흔들렸습니다. 그때 저는 그 감정이 당연히 아이를 걱정하는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절반은 아이 걱정이었고, 나머지 절반은 제가 부모로서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불안이었던 것 같습니다.여기서 심리적 경계(Psych..
성격이 나쁜 게 아니라 타고난 것일 수 있다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저도 한때는 성격은 환경이 만드는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가족을 오래 지켜보다 보니 그게 꼭 맞는 말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유전적 기질이 성격 형성에 얼마나 깊이 관여하는지, 쌍둥이 연구가 그 실마리를 어떻게 풀어주는지 정리해봤습니다. 유전적 기질 — 성격의 출발은 노력 이전에 있었다성격을 바꾸고 싶다고 마음먹어본 적 있으십니까? 저는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애를 써도 끝내 편해지지 않는 상황들이 있었고, 반대로 남들이 힘들다는 일을 저는 별 부담 없이 해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이게 전부 노력의 차이인가?' 하는 의문이 생겼습니다.심리학과 유전학 연구를 찾아보니, 성격 차이의 4..
조용히 혼자 노는 아이를 보면 사회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도 한때 그랬습니다.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오히려 그 고요함이 문제가 아니라 그 아이 나름의 에너지 회복 방식일 수 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내향성과 외향성은 성격의 좋고 나쁨이 아니라, 정신 에너지를 사용하고 채우는 방식의 차이입니다. 기질 이해: "저 아이는 왜 저럴까"에서 시작된 관찰아침마다 교실 문을 열기도 전에 "선생님, 나 어제 뭐 했는지 알아요?"라고 먼저 말을 걸어오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새로운 친구가 장난감을 꺼내면 어느새 옆에 앉아 있고, 낯선 공간에서도 먼저 손을 내밉니다. 반면 등원 후 한동안 말없이 자기 자리를 지키며, 친구들이 북적이는 블록 놀이보다 조용히 그림을 그리는 것을 택하는 아이도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