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높은 아이를 키우려면 칭찬을 많이 해주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 믿음을 꽤 오래 가지고 있다가 실제로 부딪히며 수정하게 됐습니다. "너는 세상에서 가장 특별해"라고 말해줘도 아이가 작은 실패 앞에서 무너지는 장면을 보면서, 자존감이란 게 말로 심어지는 게 아니라 경험으로 쌓이는 것임을 실감했습니다. 존재의 가치를 믿는 힘, 그리고 해낼 수 있다는 믿음. 이 두 가지가 함께 자라야 합니다. 자존감과 자기 효능감, 같은 말이 아닙니다일반적으로 자존감과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을 비슷한 개념으로 묶어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 경험상 이 둘을 구분하지 않으면 교육 방향이 엇나가기 쉽습니다. 자존감(self-esteem)이란 "나는 존재 자체로 가치 있다"는 내면의 ..
소아정신과 전문의도 아이에게 화를 낸다고 고백했을 때, 저는 솔직히 한참 멈춰서 생각했습니다. 아이의 뇌와 감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도 이 감정을 못 이긴다는 건데, 우리는 왜 그렇게 오래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있었을까. 좋은 부모가 되는 길은 화를 참는 것이 아니라, 화를 낸 뒤에도 관계를 되돌릴 줄 아는 것이라는 걸 이제야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습니다.감정조절: "10초 참기"가 전부가 아닌 이유육아 현장에서 자주 나오는 조언 중 하나가 "화가 날 때 10초만 참아라"입니다. 충동 억제(impulse inhibition), 즉 격해진 감정 반응을 일시적으로 지연시키는 전략인데, 인지행동치료에서도 근거 있는 기법입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써봤는데, 이게 컨디션이 괜찮을 때는 꽤 효과가 있거든요. 문제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부모교육 이야기를 접하면서 늘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만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더 중요한 질문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부모인 저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 국내 40~50대 여성의 우울증 약 처방률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다는 통계는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숫자입니다. 아이를 살피느라 정작 자신의 신호를 외면하는 부모들 이야기, 데이터와 제 경험을 함께 짚어보겠습니다.자기 돌봄: 부모의 우울과 자녀 과잉개입의 연결고리제가 직접 주변 40대 부모들을 보면서 느낀 건, 이 분들이 게으르거나 무심해서 지쳐 있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직장과 육아, 부모 세대 부양까지 동시에 감당하다 보니 몸이 먼저 신호를 보내도 "좀 피곤한 거겠지"라고 넘기기 일쑤입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
"넌 왜 이렇게 느려?" 아이를 재촉하려고 한 말인데, 그 말이 아이 안에서 '나는 느린 사람'이라는 이름표가 되어 붙어버릴 수 있습니다. 아동 발달 전문가 원민우 교수의 사례를 접하면서, 저도 일상에서 무심코 뱉었던 말들을 오래 되짚어보게 됐습니다. 행동을 고치려다 존재를 규정해버리는 말, 그리고 그것을 바꾸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부모의 말이 아이의 이름표가 되는 순간아동 발달 및 언어 발달 전문가 원민우 교수는 아이들이 부모의 말을 통해 자기 자신에게 라벨링(labeling)을 한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라벨링이란 특정 표현을 반복적으로 들은 아이가 그 말을 자기 정체성의 일부로 내면화하는 현상을 뜻합니다. '굼뜨다'는 말을 자주 들은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도 조급함을 달고 사는 것, '실수하니'라는 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