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처음 접했을 때 저도 "아스퍼거 증후군이 사라졌다"는 말이 선뜻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이름이 없어졌다고 아이가 달라지는 건 아닌데, 왜 진단명을 통합했을까 싶었거든요.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의 진단 기준은 80년 넘는 시간 동안 조용히, 그러나 꽤 근본적으로 바뀌어 왔습니다. 그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아이의 발달을 어떤 눈으로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진단명은 왜 계속 바뀌었을까 — 자폐 진단의 변천자폐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한 건 1943년입니다. 미국의 소아정신과 의사 레오 캐너가 9명의 영아 사례를 분석하며 '조기 영아 자폐증(Early Infantile Autism)'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사회적 고립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가져온 'Autism'이라는 단..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아이에게 "화내지 마", "그만 울어"라고 말하면서 정작 저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었으니까요. 아이의 자기조절력을 키우겠다고 마음먹기 전에, 먼저 어른인 저 자신이 얼마나 감정을 조절하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됐습니다. 자기조절력은 아이에게만 요구되는 능력이 아니었습니다.훈육 방식이 자기 조절력을 만든다아이의 자기 조절력 발달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훈육의 방식이 아이의 뇌 발달 자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여기서 자기조절력이란 단순히 울음을 참거나 떼를 쓰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상황에 맞게 행동을 선택하며, 원하는 목표를 위해 충동을 관리하는 폭넓은 심리적 역량을 말합니다. 이 능력이 약하면 학교생활에서도,..
소아정신과 전문의도 아이에게 화를 낸다고 고백했을 때, 저는 솔직히 한참 멈춰서 생각했습니다. 아이의 뇌와 감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도 이 감정을 못 이긴다는 건데, 우리는 왜 그렇게 오래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있었을까. 좋은 부모가 되는 길은 화를 참는 것이 아니라, 화를 낸 뒤에도 관계를 되돌릴 줄 아는 것이라는 걸 이제야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습니다.감정조절: "10초 참기"가 전부가 아닌 이유육아 현장에서 자주 나오는 조언 중 하나가 "화가 날 때 10초만 참아라"입니다. 충동 억제(impulse inhibition), 즉 격해진 감정 반응을 일시적으로 지연시키는 전략인데, 인지행동치료에서도 근거 있는 기법입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써봤는데, 이게 컨디션이 괜찮을 때는 꽤 효과가 있거든요. 문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