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아이가 산만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면 부모는 "왜 이것도 못 해?"라는 말을 반복하게 됩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이런 말은 아이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오히려 문제 행동을 고착화시킵니다. 존스홉킨스 소아정신과 전문의에 따르면, 산만한 아이들은 뇌의 보상 처리 시스템과 작업 기억(Working Memory) 능력에서 일반 아이들과 차이를 보입니다. 여기서 작업 기억이란 정보를 일시적으로 저장하고 처리하는 뇌 기능으로, 쉽게 말해 방금 들은 지시사항을 기억하며 행동으로 옮기는 능력입니다(출처: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저는 어릴 때 심부름을 두 가지만 시켜도 하나는 꼭 까먹었는데, 당시 부모님은 제가 게으르거나 의지가 약하다고 생각하셨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건 의지 문제가 아니라 뇌 발달 특성의 ..
어릴 적 학습지와 학원을 전전하며 보낸 시간을 돌아보면, 정작 제 마음속에 남은 건 성취감보다 '시켜서 했다'는 의무감이었습니다. 반면 친구들과 뛰어놀던 날 이후엔 이상하게도 책을 펼치거나 뭔가를 만들고 싶어 졌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최근 유아기 뇌 발달과 정서 교육의 중요성을 다룬 교육 다큐멘터리를 보며, 제가 경험했던 그 차이가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한 번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뇌 발달의 결정적 시기, 우리 아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자극은 무엇일지 생각해 봅니다.정서 안정이 인지 발달의 토대가 되는 이유유아기는 지적 발달보다 정서적 발달이 훨씬 더 중요한 시기입니다. 정서 안정성(emotional stability)이란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할 수 있는 심리적 기반..
사춘기 아이에게 "오늘 뭐 했어?"라고 물으면 "응" 한 마디로 끝나는 경험, 혹시 하고 계신가요? 저희 집도 마찬가지입니다. 중학생이 된 아이가 방문을 닫고 나오지 않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면서, 제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건지 매일 고민하게 됩니다. 청소년기 양육은 영유아기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아이는 더 이상 제 말을 순순히 따르지 않고, 저는 아이의 마음을 읽을 수 없어 답답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최근 청소년기 발달 특성과 긍정양육 원칙을 접하면서, 제가 놓치고 있던 부분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청소년기 아이들, 왜 이렇게 힘들어할까요?만 12세부터 18세까지의 청소년기는 인간 발달 단계 중 가장 격정적이고 불안정한 시기입니다(출처: 대한민국 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이 시기 아이들..
저희 아이도 초등학교 들어가면서 숙제를 안 해놓고 "다 했어"라고 말하거나, 동생 탓으로 돌리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처음엔 거짓말이라는 생각에 화부터 났고, 왜 자꾸 거짓말하느냐며 다그쳤습니다. 그랬더니 아이는 점점 말을 아끼고, 혼날까 봐 더 숨기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어느 날 아이가 울면서 "혼날까 봐 무서워서 그랬다"라고 털어놓은 뒤에야, 제가 아이에게 안전한 사람이 아니었구나 싶었습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한 번쯤 겪어봤을 이 상황, 어떻게 대응하는 게 옳을까요?거짓말 뒤에 숨은 아이의 진짜 마음아이가 거짓말을 할 때 부모는 대부분 "왜 거짓말을 하느냐"며 행동 자체에 초점을 맞춥니다. 하지만 아동기 발달 심리학에서는 6~12세 아이들의 거짓말을 '회피형 거짓말(Avoidant Ly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