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는 아이 30명이 모입니다. 그 순간부터 아이의 관심받을 기회는 단번에 30분의 1로 줄어듭니다. 제가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좀 묵직하게 느껴졌습니다. 공부를 잘하느냐보다 이 환경에서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가 초등 시기의 진짜 과제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사회성 발달 — 활발한 아이가 사회성이 좋은 아이는 아닙니다많은 부모가 사교성(sociability)과 사회성(social competence)을 같은 개념으로 봅니다. 여기서 사교성이란 낯선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거나 대화를 쉽게 시작하는 외향적 성향을 말하고, 사회성이란 상대의 입장을 헤아리고 갈등을 조율하며 관계의 규칙을 이해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둘은 분명히 다릅니다.제가 이 구분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가 있습..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아이에게 "화내지 마", "그만 울어"라고 말하면서 정작 저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었으니까요. 아이의 자기조절력을 키우겠다고 마음먹기 전에, 먼저 어른인 저 자신이 얼마나 감정을 조절하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됐습니다. 자기조절력은 아이에게만 요구되는 능력이 아니었습니다.훈육 방식이 자기 조절력을 만든다아이의 자기 조절력 발달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훈육의 방식이 아이의 뇌 발달 자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여기서 자기조절력이란 단순히 울음을 참거나 떼를 쓰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상황에 맞게 행동을 선택하며, 원하는 목표를 위해 충동을 관리하는 폭넓은 심리적 역량을 말합니다. 이 능력이 약하면 학교생활에서도,..
아이를 스스로 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서, 정작 부모가 모든 걸 대신 해주고 있지는 않으셨나요? 저는 이 모순을 깨닫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자기주도성은 책상 앞에서 갑자기 생기는 능력이 아니라, 아이가 신발 끈을 묶으려 낑낑대는 그 순간에 조용히 자라고 있었습니다.부모가 더 해줄수록, 아이는 더 못하게 된다제가 처음 이 이야기를 접했을 때 솔직히 좀 불편했습니다. '아이가 힘들어하면 도와주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싶었거든요. 그런데 곱씹어 보면 볼수록, 그 불편함이 바로 문제의 핵심을 건드리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어른 기준으로 1분이면 끝날 일이 아이에게는 10분이 걸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손의 소근육(fine motor skills)이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
사춘기 자녀가 방문을 잠그는 순간, 많은 부모가 "내가 뭘 잘못했나"부터 떠올립니다. 그런데 저는 이 물음 자체가 문제의 시작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의 거절이 부모를 향한 거절이 아닐 수 있다는 것, 그 구분 하나가 관계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놓습니다.사춘기를 '시차'로 이해하면 달라지는 것아이가 갑자기 말이 없어지고 방문을 닫기 시작할 때, 부모 입장에서는 뭔가 잘못됐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저도 처음 이 시기를 접하면서 그 침묵이 불안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시차(時差)'라는 개념으로 이 시기를 바라보니 시야가 달라졌습니다.여기서 시차란 신체적으로는 청소년기에 접어들었지만 심리적으로는 아직 어른도 어린아이도 아닌 상태, 즉 두 세계 사이에 낀 감각을 의미합니다. 해외여행 후 시차 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