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성적표를 보면서 "더 열심히 하면 되지"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교육격차를 공부하면서 그 말이 얼마나 좁은 시야에서 나온 말인지 깨달았습니다. 같은 교실에 앉아 있다고 해서 같은 출발선에 서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 그 현실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글입니다.거주지 분화가 만드는 보이지 않는 격차솔직히 처음엔 "강남이랑 강북이 그렇게까지 다를까?" 싶었습니다. 학교 건물이나 교사 수준이야 비슷하지 않겠냐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실제로 자료를 들여다보니 차이는 시설이 아니라 공기에 있었습니다.거주지 분화(residential segregation)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여기서 거주지 분화란 경제적 배경이 비슷한 가구들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면서 지역 간 사회경제적 격차가 심화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수업 시간에 교실 여기저기서 학생들이 엎드려 자는 모습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저는 이해가 안 됐습니다. 누군가는 그 한 시간을 위해 준비했을 텐데, 최소한 듣는 척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하루를 들여다보고 나서는 그 단순한 판단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교실에서 벌어지는 일은 단순히 버릇없는 학생들의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학습 동기 상실, 숫자로 보면 더 씁쓸하다현장 교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실제로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은 교실의 10~20%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나머지 80~90%는 엎드려 자거나 다른 공부를 하거나, 그냥 멍하니 시간을 보냅니다. 저도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는 다소 과장된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는데, 여러 교사들이 한결같이 비슷한 ..
아이가 "왜 공부해야 해요?"라는 질문에 돌아온 대답이 "백수 될 수도 있으니까요"였습니다. 어른이 준비한 그 어떤 모범답안보다 솔직하고, 솔직히 좀 찔렸습니다. 아이들과 지내다 보면 이런 순간이 꽤 자주 있습니다. 어른이 예상한 방향과 전혀 다른 곳에서 답이 나올 때, 저는 매번 제가 아이들에 대해 얼마나 틀린 가정을 하고 있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운동회 승패 논쟁, 빼곡한 사교육 일정, 그리고 아이들만의 돈 감각까지, 어른의 시선과 아이의 시선이 이렇게까지 다를 수 있다는 게 매번 새롭습니다. 운동회 승패, 없애면 정말 아이가 보호될까일반적으로 운동회에서 승패를 없애면 아이의 정서적 부담이 줄어든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아이들 옆에서 지켜봤을 때는 조금 달랐습니다. 게임에서 진 직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