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육4 육아 무관심의 역설 (주양육자, 불안 견디기, 자율성)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놀이터에서 아이를 뒤돌아 앉아 바라보지 않는 것이 더 좋은 육아라니요. 저는 아이가 잘 노는지 계속 살펴보는 게 당연한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아동정신건강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가 '관심'이라고 믿었던 행동 중 일부가 사실은 제 불안을 다스리는 방식이었다는 걸 처음으로 의심하게 됐습니다. 주양육자의 정서가 아이의 세계를 만든다제가 직접 겪어보니, 아이 곁에 있는 시간이 길다고 해서 자동으로 좋은 영향을 주는 건 아니었습니다. 아동발달 연구에서 말하는 주양육자(primary caregiver)란 단순히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여기서 주양육자란 아이가 배고프고, 춥고, 무섭고, 피곤할 때 그 신호를 먼저 알아차리고 반응해 주는 사람을 말합니.. 2026. 9. 17. 부모자식관계 (안전 기지, 애착이론, 훈육)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은 부모가 정작 아이에게 가장 먼 사람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딱히 특별한 것을 해준 것 같지 않은데 아이가 평생 제일 먼저 찾는 부모도 있습니다. 그 차이가 사랑의 크기가 아니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저는 솔직히 좀 얼얼했습니다. 제가 아이에게 해왔던 것들이 한꺼번에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아이는 희생이 아니라 감정을 기억한다제가 아이에게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라고 했던 날들을 생각해봤습니다. 숙제를 미루고 있으면 빨리 하라고 재촉하고, 시험을 못 봤다고 하면 공부를 왜 그렇게 했냐고 물었습니다. 친구와 다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런데 너도 잘못한 게 없어?"라는 말이 먼저 나왔습니다. 그때는 그게 부모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잘못된 것을 짚어주고 같.. 2026. 9. 17. 훈육이라는 이름의 폭력 (감정조절, ADHD아동, 양육방식) 저도 아이를 키우면서 감정이 먼저 올라와 후회했던 순간들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아이가 말을 듣지 않거나 같은 실수를 반복할 때면 "왜 또 그래?"라는 말이 먼저 튀어나왔고, 목소리가 점점 커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본 어느 부부의 사례는 제가 경험했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옷을 찢고, 아이를 몰아붙이는 모습은 훈육이 아니라 감정 폭발에 가까웠고, 그 장면을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습니다.훈육과 감정조절의 경계선방송에서 등장한 어머니는 아이가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아이가 입으려던 옷을 찢어버렸습니다. "거짓말은 절대 안 된다"는 교육적 의도였다고 하지만, 그 방식은 명백히 과했습니다. 아동심리학에서는 이러한 행동을 '정서적 학대(Emotional Abuse)'의 범주로 봅.. 2026. 3. 19. 요즘 육아가 힘든 이유 (잔디깎기 부모, 훈육 권위, 매니저 육아) 요즘 부모들이 20년 전보다 육아가 10배 더 힘들다고 말합니다. 저 역시 아이를 키우며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 난이도, 부모가 스스로 높인 건 아닐까요?잔디 깎기 부모가 아이의 회복탄력성을 빼앗는다일반적으로 아이가 넘어지지 않게 미리 길을 닦아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오히려 아이의 성장 기회를 빼앗는 행동이었습니다.'잔디 깎기 부모(Lawnmower Parent)'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여기서 잔디 깎기 부모란 아이가 걸어갈 길 앞에 있는 모든 장애물을 부모가 미리 제거해 주는 양육 방식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아이가 어려움을 겪기 전에 부모가 먼저 개입해서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입니다. 저 역시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 이런 부모.. 2026. 2. 2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