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한동안 아이가 "오늘 친구랑 모래놀이만 했어요"라고 하면 속으로 '오늘도 그냥 논 건가' 싶었습니다. 유치원에서 한글 하나라도 더 배워 왔으면 했던 거죠. 그런데 유아교육을 조금씩 들여다보다 보니 제가 완전히 거꾸로 보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유아기에 놀이가 왜 가장 중요한 교육인지, 그리고 조기교육 경쟁이 아이를 위한 선택인지 어른의 불안을 줄이기 위한 선택인지, 그 질문을 이 글에서 솔직하게 풀어보려 합니다.정서발달 — 아이가 하루 종일 논 게 왜 교육일까요?독일 교육학자 프뢰벨이 유치원을 만들 때 붙인 이름은 '어린이들의 정원(Kindergarten)'이었습니다. 식물을 억지로 잡아당긴다고 빨리 자라지 않듯, 아이도 그 시기에 맞는 환경 안에서 스스로 자란다는 생각이 담긴 이름입니..
저도 처음엔 주변 아이들이 영어 학원을 다닌다는 말을 들었을 때 뭔가 빨리 해줘야 할 것 같은 조급함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그 불안이 아이를 위한 마음인지 아니면 부모인 제 자신을 위한 마음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영유아 사교육을 둘러싼 부모의 불안, 뇌 발달 시기에 맞는 자극이 무엇인지, 그리고 목수가 아닌 정원사로 아이 곁에 서는 일이 어떤 의미인지 정리해봤습니다.부모 불안은 어디서 오는 걸까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나는 절대 비교 안 해야지' 했는데, 막상 육아 커뮤니티에 들어가 보니 분위기 자체가 달랐습니다. 누군가의 아이가 한글을 뗐다는 글을 읽는 순간, 글자에 전혀 관심 없는 우리 아이가 갑자기 걱정스러워지는 거예요.발달심리학자 앨리슨 고프닉은 부모의..
아이가 문제집 한 권을 끝낼 때마다 뿌듯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풀었던 유형을 살짝 바꿔 물었더니 아이가 멈칫하는 걸 보고 머릿속이 복잡해졌습니다. 진도가 곧 실력이라고 생각했던 제 착각을 그때 처음 알아챘습니다. 초등 수학 문제집을 어떻게 고르고, 어떤 순서로 써야 하는지 제가 겪으며 정리한 생각을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개념 이해 없이 연산만 반복하면 생기는 일개념서와 연산서를 나눠 써야 한다는 조언은 많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문제 많이 풀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아이 옆에 앉아 분수의 덧셈을 같이 해보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아이는 분모가 같은 분수끼리 더할 때 분자만 더한다는 규칙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분모는 그대로 두는지 물었더니 한참 말이 없..
자존감 높은 아이를 키우려면 칭찬을 많이 해주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 믿음을 꽤 오래 가지고 있다가 실제로 부딪히며 수정하게 됐습니다. "너는 세상에서 가장 특별해"라고 말해줘도 아이가 작은 실패 앞에서 무너지는 장면을 보면서, 자존감이란 게 말로 심어지는 게 아니라 경험으로 쌓이는 것임을 실감했습니다. 존재의 가치를 믿는 힘, 그리고 해낼 수 있다는 믿음. 이 두 가지가 함께 자라야 합니다. 자존감과 자기 효능감, 같은 말이 아닙니다일반적으로 자존감과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을 비슷한 개념으로 묶어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 경험상 이 둘을 구분하지 않으면 교육 방향이 엇나가기 쉽습니다. 자존감(self-esteem)이란 "나는 존재 자체로 가치 있다"는 내면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