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 지수는 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습니다(출처: OECD Child Well-being). 이 수치를 처음 봤을 때 저는 단순히 학업 스트레스 문제로 넘겼습니다. 그런데 맞벌이 가정의 하루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니 이야기가 조금 달랐습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하루 한 시간 미만인 현실, 그 안에서 과연 무엇이 남겨지는지 생각해봤습니다.맞벌이 아침의 민낯, 정서적 결핍은 어디서 시작되나아침 7시 50분, 아이를 깨워 8시 차량에 태우는 과정을 상상해보면 전쟁이라는 단어 말고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밥을 먹이고, 옷을 입히고, 가방을 챙기는 동안 부모는 이미 출근 시계를 머릿속에 켜두고 있습니다."빨리 일어나", "얼른 먹어", "늦겠다"는 말을 하지 ..
머리가 좋은데 왜 이렇게 덤벙거리지, 라는 말을 들으며 자란 아이가 있습니다. 제가 처음 고지능 ADHD에 관한 내용을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그 아이의 얼굴이었습니다. 뇌 발달 장애라는 설명 하나가 그동안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것"으로 여겨졌던 행동들을 완전히 다르게 보이게 만들었습니다.뇌발달 지연이 만드는 착시 — 똑똑해 보이는데 왜 이럴까아이가 어떤 날은 놀라울 만큼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다가, 다음 날은 방금 전에 들은 심부름을 까맣게 잊어버립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 모습이 그냥 집중력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관련 내용을 찾아보고 나서야 이게 의지나 태도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ADHD는 근본적으로 신경발달장애(Neurodevelopmental Disorder)..
아이가 크게 울 때 정해둔 규칙을 그대로 밀고 나가야 하는지,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저도 "이 정도는 그냥 들어줘도 되지 않을까" 하고 한 발 물러섰다가, 다음번엔 아이가 더 강하게 요구하는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했습니다. 아이의 감정을 받아주는 것과 아이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라고.감정 공감과 요구 수용, 왜 자꾸 헷갈리는가훈육을 어렵게 만드는 첫 번째 지점은 아이의 감정에 공감하는 것과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을 같은 행동으로 착각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 둘을 분리하지 못했습니다. 아이가 속상해하는데 원칙을 지키면 냉정한 부모가 되는 것 같아서요.실제로 한국의 워킹맘들 사이에서 양육 효능감(parenting efficacy)이 ..
비염이 있는 아이의 수면 중 산소포화도는 정상 아이보다 낮게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저는 이 내용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좀 무겁게 받아들였습니다. 낮에 잘 뛰어노는 아이를 보면서 "비염이 좀 있어도 괜찮겠지"라고 생각했던 것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입니다.코막힘, 낮이 아니라 밤에 봐야 합니다일반적으로 비염이라고 하면 콧물, 재채기, 가려움을 떠올립니다. 그래서 낮에 아이가 활발하게 생활하면 "비염이 조금 있는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그런데 제가 여러 자료를 살펴보면서 생각이 달라진 지점이 바로 여기였습니다. 비염은 밤에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누우면 혈류가 바뀌고 코점막이 더 부어오르기 때문에, 낮에는 별 증상이 없던 아이도 밤에는 입을 벌리고 자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