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놀이터에서 아이를 뒤돌아 앉아 바라보지 않는 것이 더 좋은 육아라니요. 저는 아이가 잘 노는지 계속 살펴보는 게 당연한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아동정신건강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가 '관심'이라고 믿었던 행동 중 일부가 사실은 제 불안을 다스리는 방식이었다는 걸 처음으로 의심하게 됐습니다. 주양육자의 정서가 아이의 세계를 만든다제가 직접 겪어보니, 아이 곁에 있는 시간이 길다고 해서 자동으로 좋은 영향을 주는 건 아니었습니다. 아동발달 연구에서 말하는 주양육자(primary caregiver)란 단순히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여기서 주양육자란 아이가 배고프고, 춥고, 무섭고, 피곤할 때 그 신호를 먼저 알아차리고 반응해 주는 사람을 말합니..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은 부모가 정작 아이에게 가장 먼 사람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딱히 특별한 것을 해준 것 같지 않은데 아이가 평생 제일 먼저 찾는 부모도 있습니다. 그 차이가 사랑의 크기가 아니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저는 솔직히 좀 얼얼했습니다. 제가 아이에게 해왔던 것들이 한꺼번에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아이는 희생이 아니라 감정을 기억한다제가 아이에게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라고 했던 날들을 생각해봤습니다. 숙제를 미루고 있으면 빨리 하라고 재촉하고, 시험을 못 봤다고 하면 공부를 왜 그렇게 했냐고 물었습니다. 친구와 다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런데 너도 잘못한 게 없어?"라는 말이 먼저 나왔습니다. 그때는 그게 부모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잘못된 것을 짚어주고 같..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합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 자존감을 잘 키워줄 수 있을까? 많은 부모들이 아이에게 사랑해라는 말을 자주 해주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애정 표현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존감 형성에 있어 더 중요한 요소는 따로 있다고 강조합니다. 바로 아이의 실패와 좌절을 대하는 부모의 태도입니다.정신건강의학과 및 발달심리 분야에서는 자존감이 단순한 칭찬이나 애정 표현만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경험한 도전과 회복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다고 설명합니다(출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아동 ;청소년 발달 자료). 결국 아이의 마음속에 오래 남는 것은 사랑해라는 말의 횟수가 아니라, 힘들 때 부모가 어떤 말을 해주었는지입니다.감정표현 방식의 변화와 양육..
"사랑하는데 왜 짜증으로 표현할까?" 이 질문에 많은 분들이 고개를 끄덕이실 겁니다. 일반적으로 부모의 사랑은 따뜻하고 포근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현실은 좀 달랐습니다.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삼대에 걸친 모녀 갈등을 다룬 사례를 보면서, 저 역시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 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할머니의 말투가 엄마에게, 다시 손녀에게 반복되는 모습은 단순한 성격 문제가 아니라 양육 패턴의 대물림이었습니다.감정표현 방식의 세대 간 반복방송에서 할머니는 딸에게 "네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인다"라고 말했고, 딸은 "엄마는 짜증으로 표현한다"라고 토로했습니다. 이 장면에서 전문가는 '불안정 애착(insecure attachment)'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는데, 여기서 불안정 애착이란 어린 시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