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아이 거짓말 문제를 '도덕성'의 문제로만 봤습니다. 거짓말 자체보다 "왜 사실을 말하는 게 더 무서웠을까"를 먼저 물어야 한다는 걸, 꽤 늦게 깨달았습니다. 작은 거짓말 하나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결국 아이와 부모 사이의 신뢰를 쌓거나 무너뜨리는 연습이 된다는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아이는 왜 거짓말을 하는가 — 심리 이해아이의 거짓말을 처음 발견했을 때, 제가 가장 먼저 든 감정은 배신감이었습니다. "잘못한 건 그렇다 쳐도 왜 거짓말까지 해?" 하는 그 말이 입에서 거의 자동으로 나왔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 반응 자체가 문제의 핵심을 비껴간 것이었는데 말입니다.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가장 일반적인 이유는 처벌에 대한 공포입니다. 컵을 깨뜨리고 "내가 안 했어"라고 하거나, 숙제를 빼먹고 "학..
솔직히 저는 '자녀는 자녀, 나는 나'라는 말이 이렇게 어려운 말인 줄 몰랐습니다. 말로 들으면 너무 당연한데, 막상 아이가 "엄마는 아무것도 몰라"라고 내뱉는 순간 그 분리가 얼마나 불가능한지 실감하게 됩니다.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가 겪는 심리적 고통,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제가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풀어보려 합니다.사랑의 역설 — 더 많이 줄수록 더 크게 흔들린다제가 처음 이 이야기를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그래서 그랬구나'였습니다. 아이가 차갑게 돌아설 때 그렇게 무너지는 이유, 사실 설명이 있었습니다.'사랑의 역설'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인간관계에서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상대방의 반응에 더 크게 흔들리는 심리적 구조를 말합니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이 역설..
"엄마도 아까 했잖아."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저는 순간 말문이 막혔습니다. 틀린 말이 아니었거든요. 초등학생이 되면 단순한 "싫어"가 아니라 부모의 행동을 근거로 꺼내는 말대꾸가 시작됩니다. 이게 버릇없음인지, 성장인지, 그 경계가 꽤 흐릿합니다. 아이가 부모를 '평가'하기 시작하는 시기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달라지는 게 하나 있습니다. 부모의 말을 그냥 받아들이던 아이가 어느 날부터 "왜요?", "지난번엔 됐잖아요"라고 되묻기 시작하는 겁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이 변화가 생각보다 꽤 갑작스럽게 느껴졌습니다.아동 발달 심리학에서는 이 시기를 메타인지(metacognition) 발달 단계로 설명합니다. 메타인지란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들여다보고, 다른 사람의 행동과 비교해 판단하는 능력을 뜻합..
25년간 500만 명의 부모와 아이를 만나온 결과, 아이가 잘 되는 집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학원 수나 공부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집에 들어섰을 때의 분위기, 그 한 가지였습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머릿속에서 어린 시절 현관문을 열던 순간이 불쑥 떠올랐습니다.엄마의 인상이 집의 공기를 바꾼다 제가 어릴 때를 돌이켜보면, 부모님이 정확히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는 생각보다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던 순간의 공기는 지금도 선명합니다. 오늘은 말을 걸어도 되는 날인지,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야 하는 날인지, 굳이 설명을 듣지 않아도 몸이 먼저 알았습니다.이런 맥락에서 "엄마가 집에 들어왔을 때 집안 분위기가 환해지면 인상, 엄마가 나가야 집이 환해지면 진상"이라는 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