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자폐를 특정한 '모습'으로 떠올렸습니다. 말을 전혀 못 하거나, 눈을 절대 안 마주치거나. 그런데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직접 지켜보다 보니 그게 얼마나 좁은 시각이었는지 깨달았습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아이마다 증상의 색깔이 전부 다르고, 그래서 더 빨리 알아차리기도, 더 쉽게 오해하기도 합니다. 처음엔 그냥 '순한 아이'라고 생각했습니다유치원 상담 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선생님, 이름을 부르면 바로 쳐다보나요?" 처음엔 왜 그걸 굳이 묻는지 몰랐는데, 이제는 그 질문이 얼마나 중요한지 압니다.이름을 불렀을 때 반응하는 것을 전문 용어로 호명 반응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호명 반응이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그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거나 반응을 보이는 행동을 말하며..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다 보면 "이 아이, 혹시 발달에 어려움이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분명히 옵니다. 저도 그런 순간을 꽤 많이 겪었고, 그때마다 제가 알고 있는 정보와 눈앞의 아이 사이에서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초기 징후부터 진단과 치료의 현실, 그리고 부모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까지 제 경험을 얹어 정리해 봤습니다.초기 징후,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소극적인 아이겠지' 하고 넘어갔던 경우가 나중에 돌아보니 여러 맥락에서 일관된 패턴을 보이고 있었던 거예요. 반대로 처음엔 꽤 걱정됐던 아이가 환경에 익숙해지면서 자연스럽게 관계를 넓혀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 장면만으로 아이를 판단하지 않으려고 의식적으..
조용히 혼자 노는 아이를 보면 사회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도 한때 그랬습니다.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오히려 그 고요함이 문제가 아니라 그 아이 나름의 에너지 회복 방식일 수 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내향성과 외향성은 성격의 좋고 나쁨이 아니라, 정신 에너지를 사용하고 채우는 방식의 차이입니다. 기질 이해: "저 아이는 왜 저럴까"에서 시작된 관찰아침마다 교실 문을 열기도 전에 "선생님, 나 어제 뭐 했는지 알아요?"라고 먼저 말을 걸어오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새로운 친구가 장난감을 꺼내면 어느새 옆에 앉아 있고, 낯선 공간에서도 먼저 손을 내밉니다. 반면 등원 후 한동안 말없이 자기 자리를 지키며, 친구들이 북적이는 블록 놀이보다 조용히 그림을 그리는 것을 택하는 아이도 있..
아이가 방문을 닫기 시작했을 때, 처음에는 그냥 피곤한가 보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한 번이 아니라 습관이 되고, 물어보는 말마다 "몰라", "됐어"로 돌아오는 순간이 쌓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오래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저도 그 변화의 앞에 여러 번 서봤습니다. 사춘기 자녀와의 관계, 어떻게 다가가는 것이 맞는지 제가 직접 부딪히며 정리한 것들을 솔직하게 써봤습니다. 존중 방식: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실제가 다른 점사춘기 자녀에게는 존중이 필요하다는 말,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저도 그 말에는 완전히 동의합니다. 다만 '존중'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실제 현장의 느낌이 조금 달랐습니다.일반적으로 사춘기의 격한 감정 반응은 전두엽 발달 미완성과 관련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