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내지 않는 부모'가 되겠다고 다짐해본 적 있으십니까?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그 다짐이 오히려 더 크게 터지는 날을 만들었습니다. 아이를 가르치는 일을 오래 해온 입장에서, 분노를 없애려는 노력보다 분노를 이해하는 방향이 훨씬 실질적이라는 걸 경험으로 알게 됐습니다. 감정 조절의 핵심은 화를 참는 기술이 아니라 화가 나는 구조를 먼저 보는 일입니다. 분노도 기능이 있다 — 감정 억압이 더 위험한 이유화를 내지 않겠다고 결심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결심이 유지된 건 길어야 사흘이었습니다. 참다 참다 결국 터지는 날에는, 평소라면 절대 꺼내지 않았을 말까지 나왔습니다. 돌이켜보면 그건 분노 자체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감정을 눌러두는 것 자체가 수위를 높이고 있었던 겁니다.심리학에서는 이를 감..
아이 감정을 잘 읽어줄수록 더 좋은 부모라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속상했구나"라는 한마디가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직접 경험했으니까요. 그런데 교실 안에서 여러 아이를 함께 지켜보다 보니, 마음을 읽어주는 것과 원하는 행동을 모두 허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걸 자연스럽게 알게 됐습니다. 마음읽기 육아의 진짜 의미, 그리고 어디서 어긋났는지 살펴봤습니다. 마음 읽기 육아는 왜 오해를 낳았을까2000년대 전후, 체벌이 당연하던 시절에는 병원을 찾는 아이들 중 위축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흐름 속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마음 읽기 육아법'입니다. 원래 취지는 단순했습니다. 마음은 읽어주되, 행동에는 경계를 세운다는 것이었죠.그런데 이 방법이 한국..
입결 자료를 펼쳐 놓고 숫자를 보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게 정말 우리 아이 얘기인가?" 의대 95.7, SKY 93.3… 숫자는 명확한데 오히려 더 막막해지는 느낌. 제가 올해 2026학년도 정시 입결 분석을 살펴보면서 가장 먼저 든 감각이 그것이었습니다. 대학 라인이 한 단계 내려갈 때마다 평균 백분위가 약 2점씩 낮아진다는 사실, 그리고 중상위권 학생의 약 21.5%가 수능에서 10점 이상 하락을 경험한다는 통계. 커트라인 숫자보다 이쪽이 훨씬 더 오래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2026 정시 합격선, 숫자가 말해주는 것먼저 짚어둘 게 있습니다. 각 대학이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70% 컷, 즉 합격자 중 하위 30% 지점의 성적입니다. 여기서 '70% 컷'이란 합격자 전체를 성적순..
수업 시간에 교실 여기저기서 학생들이 엎드려 자는 모습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저는 이해가 안 됐습니다. 누군가는 그 한 시간을 위해 준비했을 텐데, 최소한 듣는 척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하루를 들여다보고 나서는 그 단순한 판단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교실에서 벌어지는 일은 단순히 버릇없는 학생들의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학습 동기 상실, 숫자로 보면 더 씁쓸하다현장 교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실제로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은 교실의 10~20%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나머지 80~90%는 엎드려 자거나 다른 공부를 하거나, 그냥 멍하니 시간을 보냅니다. 저도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는 다소 과장된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는데, 여러 교사들이 한결같이 비슷한 ..